목차
1. 시작하는 말
2. 신작구소설의 개념
3. <채봉감별곡> 살펴보기
3-1. 줄거리와 작품의 창작배경
3-2. 내용적 측면
① 새로운 것
② 옛 것
3-3. 표현적 측면
4. 신작구소설의 특징과 의의
5. 끝맺는 말
2. 신작구소설의 개념
3. <채봉감별곡> 살펴보기
3-1. 줄거리와 작품의 창작배경
3-2. 내용적 측면
① 새로운 것
② 옛 것
3-3. 표현적 측면
4. 신작구소설의 특징과 의의
5. 끝맺는 말
본문내용
물의 현실성을 새로운 것으로 볼 수 있다. 구(고)소설에서 일반적으로 주인공과 그 부모는 공동인격체로 묘사되며 당연히 선인들인데, 여기서 채봉의 부모들은 악인도 선인도 아니고 다만 욕심에 쉽게 빠져드는 현실적인 인물로 묘사된다. 김창현, 같은 글 190쪽
(김진사를 악인이라고 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다.)
주인공인 채봉과 필성도 새로운 사고를 가진 인물로 등장한다. 채봉은 자의적으로 만난 필성에 대한 사랑으로 부모님의 뜻을 거스르고 그녀가 지키고자 하는 정조를 위해, 자기 신분을 가차 없이 정조에 대한 위협이 가득한 기생의 위치로 격하시키는 등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가부장적인 권위나 혹은 그 외의 외부적인 힘에 의해 결정된 운명을 거부하고, 자신의 삶을 자신의 의지대로 주체적으로 살고자 하는 근대적인 여성상이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필성에 대한 정조는 봉건적 烈이 아니라 사랑의 개념으로 파악해야 한다.
필성은 변화하는 인물이다. 채봉이 기생이 되어 재회했을 때까지만 해도 그는 신분사회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인물이었으나 채봉의 사랑을 깨닫고, 그녀에 대한 깊은 사랑을 기반으로 당대 남성들의 일반적인 한계를 훨씬 뛰어넘는 진보적인 애정관을 보여준다. 기생인 채봉을 정실로 맞겠다는 약속을 하는 것이다.
전일에는 규수라 함부로 말을 못하얏지마는 오날은 송이로 대접할 수 밧게 없네
자네는 념녀말게 자네 마음이 이러할진대 나도 정남(貞男) 잇자를 가저 서로 저바리지 아니 할
거시오 비록 자네에 몸이 일시 액운으로 락명이 되얏스나 나는 정처(正妻)로 마질 거시라.
그리고 채봉을 만나기 위해 양반이라는 자신의 신분에도 불구하고 관아에 이방으로 들어가는 과감함까지도 보이는 것이다. 채봉이 세도가의 첩을 거부하고 천한 기생이 되어 사랑을 지킨 것처럼 양반인 강필성도 ‘이방천역’을 자처하게 된다. 이방은 대개 중인층에서 하는 직업이다. 비록 몰락했어도 양반은 자신의 자존심 때문에 하지 않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필성은 양반이라는 신분적 속박을 벗어버린 것이다.
《채봉감별곡》의 곳곳에서 모든 것이 돈으로 환산될 수 있는 자본주의적 요소가 나타난다. 과천현감의 자리가 만 냥으로 거래되는 것은 오랜 매관매직의 단면으로 친다 하더라도 초반부에 김진사는 필성의 가난함을 들어 그를 반대할 뿐만 아니라 채봉은 돈 때문에 몸을 팔아 기생이 되고 또한 이감사에 의해 사지는 등 사람도 상거래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다른 어떤 규범 못지않게 ‘정당한’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리감사) 이 자식아 내가 너를 부리고자 할 진대 몸갑을 주고 다려오겟지 그저 오라고 할 리가
잇나냐 대관절 몸갑시 얼마란 말리냐 (송이) 본전이 륙천냥이올시다 (리감사) 오냐 걱정마라 하
고 즉시 사령으로 기생 어미를 불너다가 돈 칠천냥을 주며 이에 내가 송이는 내가 부리고자 하
야 본전에 천냥 하나를 더 주는 거시니 네 마음이 엇더한냐
기생인 채봉과 필성의 만남에도 돈은 꼭 필요한 어떤 것이 되어있다. 두 사람은 애정으로 만나지만 그 사실을 거부할 수는 없다. 다음 예문을 보면 채봉은 모험적 해결방식으로 자신을 지키고 있는데 이것은 채봉의 시대가 이미 봉건적 신분제보다도 돈의 힘이 더욱 강성해져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필성의 어머니는 재산 차이로 인해 채봉이 필성의 결혼성사를 우려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것은 가문을 평가하는 데에도 재산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이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하로는 엇던 재가 노름을 바드라 하거날 기생어미는 조와서 허락하고 송이더러 말을 하니 송이
가 대경하야 급히 돈 삼백양을 내여 노으며 강서방님서 앗가 한달만 유하갯다 하시고 이 돈을
어미 어대 가신 새 주고 간 거슬 진시 못드럿사오니 그 사람은 퇴하옵소서 선후차례가 잇사오니
암- 선후가 잇지 나는 그런 줄을 몰낫구나 하고 돈 삼백양에 입이 버러저 노름을 퇴하니라
(최부인)네 나히 직금 십팔셰라 그런 생각이 업겟는냐마는 김진사 집과 우리 문벌은 상당하지마
는 빈부가 판이하니 질기어 우리와 결친코자 하겟난냐
(2) 옛 것
《채봉감별곡》은 근대적인 요소도 많이 등장하지만, 여전히 주로 봉건양반들의 성격과 생활을 보여주는데 머물고 그들과 당대 사회의 일반 평민 계층 사이의 관계는 형상적으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채봉과 장필성이 맺어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평양감사 이보국은 어질고 모범적인 봉건관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리감사는 나이도 팔십여 세 안이라 일도 방백이 되엿스매 밤이나 나지나 읏더케 하면
백셩에 원성이 업슬가 읏더케 하면 국은을 보답할가 하며 잠을 이루지 못하고 심려로 지내더니
이날 밤에도 역시 잠을 이르지 못하고 누엇더니……
이러한 봉건관료에 의해서 채봉이 필성과의 사랑을 성취하고 옥에 갇혀있던 아버지도 풀려나는 것으로 사건이 진행됨으로써 여전히 사건의 해결은 봉건적 지배층에 의해 이루어지게 된다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이보국은 극심한 세도정권 아래서는 불가능한 인물로 문제해결을 위해 꾸며낸 가공적 인물이다. 이것은 새로운 세대의 승리로 이야기를 끌고 가기 위해 수용자의 요구를 반영한 결과이기도 하고, 작자가 봉건적 질서에 대한 향수를 지니고 있는 사람이라는 말로도 볼 수 있다. 《채봉감별곡》에 나타난 중심모순은 이제 막 싹트기 시작한 자본주의적 병폐이며 당대에 더 심각했던 봉건적 병폐들은 부차적인 것으로 표현된다는 데서 알 수 있다.
채봉의 어머니는 확실히 봉건적인 인물로 등장한다. 그녀는 채봉과 필성이 이미 만났다는 사실에 두 사람의 결혼을 허락하는데, 필성을 재는 기준은 그의 가문이다. 그리고 처음에는 반대하나 남편에 대한 순종으로 채봉을 허참판의 소실로 주는 것도 허락한다. 물론 여기에는 돈과 벼슬에 대한 욕심도 작용했다. 하지만 딸의 혼사는 부모의 결정이라는 사고부터가 봉건적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채봉이 돈을 구하기 위해 기생이 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양반 신분을 포기하는 딸을 이해하지 못한다.
(리부인) 네 말도 그럴듯하다마는 강씨에 문벌이 엇더하다더냐 (추향) 청해셔 무르시면 아시려니
와 강션쳔 자졔이고 외가댁은 압집 김
(김진사를 악인이라고 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다.)
주인공인 채봉과 필성도 새로운 사고를 가진 인물로 등장한다. 채봉은 자의적으로 만난 필성에 대한 사랑으로 부모님의 뜻을 거스르고 그녀가 지키고자 하는 정조를 위해, 자기 신분을 가차 없이 정조에 대한 위협이 가득한 기생의 위치로 격하시키는 등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가부장적인 권위나 혹은 그 외의 외부적인 힘에 의해 결정된 운명을 거부하고, 자신의 삶을 자신의 의지대로 주체적으로 살고자 하는 근대적인 여성상이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필성에 대한 정조는 봉건적 烈이 아니라 사랑의 개념으로 파악해야 한다.
필성은 변화하는 인물이다. 채봉이 기생이 되어 재회했을 때까지만 해도 그는 신분사회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인물이었으나 채봉의 사랑을 깨닫고, 그녀에 대한 깊은 사랑을 기반으로 당대 남성들의 일반적인 한계를 훨씬 뛰어넘는 진보적인 애정관을 보여준다. 기생인 채봉을 정실로 맞겠다는 약속을 하는 것이다.
전일에는 규수라 함부로 말을 못하얏지마는 오날은 송이로 대접할 수 밧게 없네
자네는 념녀말게 자네 마음이 이러할진대 나도 정남(貞男) 잇자를 가저 서로 저바리지 아니 할
거시오 비록 자네에 몸이 일시 액운으로 락명이 되얏스나 나는 정처(正妻)로 마질 거시라.
그리고 채봉을 만나기 위해 양반이라는 자신의 신분에도 불구하고 관아에 이방으로 들어가는 과감함까지도 보이는 것이다. 채봉이 세도가의 첩을 거부하고 천한 기생이 되어 사랑을 지킨 것처럼 양반인 강필성도 ‘이방천역’을 자처하게 된다. 이방은 대개 중인층에서 하는 직업이다. 비록 몰락했어도 양반은 자신의 자존심 때문에 하지 않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필성은 양반이라는 신분적 속박을 벗어버린 것이다.
《채봉감별곡》의 곳곳에서 모든 것이 돈으로 환산될 수 있는 자본주의적 요소가 나타난다. 과천현감의 자리가 만 냥으로 거래되는 것은 오랜 매관매직의 단면으로 친다 하더라도 초반부에 김진사는 필성의 가난함을 들어 그를 반대할 뿐만 아니라 채봉은 돈 때문에 몸을 팔아 기생이 되고 또한 이감사에 의해 사지는 등 사람도 상거래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다른 어떤 규범 못지않게 ‘정당한’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리감사) 이 자식아 내가 너를 부리고자 할 진대 몸갑을 주고 다려오겟지 그저 오라고 할 리가
잇나냐 대관절 몸갑시 얼마란 말리냐 (송이) 본전이 륙천냥이올시다 (리감사) 오냐 걱정마라 하
고 즉시 사령으로 기생 어미를 불너다가 돈 칠천냥을 주며 이에 내가 송이는 내가 부리고자 하
야 본전에 천냥 하나를 더 주는 거시니 네 마음이 엇더한냐
기생인 채봉과 필성의 만남에도 돈은 꼭 필요한 어떤 것이 되어있다. 두 사람은 애정으로 만나지만 그 사실을 거부할 수는 없다. 다음 예문을 보면 채봉은 모험적 해결방식으로 자신을 지키고 있는데 이것은 채봉의 시대가 이미 봉건적 신분제보다도 돈의 힘이 더욱 강성해져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필성의 어머니는 재산 차이로 인해 채봉이 필성의 결혼성사를 우려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것은 가문을 평가하는 데에도 재산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이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하로는 엇던 재가 노름을 바드라 하거날 기생어미는 조와서 허락하고 송이더러 말을 하니 송이
가 대경하야 급히 돈 삼백양을 내여 노으며 강서방님서 앗가 한달만 유하갯다 하시고 이 돈을
어미 어대 가신 새 주고 간 거슬 진시 못드럿사오니 그 사람은 퇴하옵소서 선후차례가 잇사오니
암- 선후가 잇지 나는 그런 줄을 몰낫구나 하고 돈 삼백양에 입이 버러저 노름을 퇴하니라
(최부인)네 나히 직금 십팔셰라 그런 생각이 업겟는냐마는 김진사 집과 우리 문벌은 상당하지마
는 빈부가 판이하니 질기어 우리와 결친코자 하겟난냐
(2) 옛 것
《채봉감별곡》은 근대적인 요소도 많이 등장하지만, 여전히 주로 봉건양반들의 성격과 생활을 보여주는데 머물고 그들과 당대 사회의 일반 평민 계층 사이의 관계는 형상적으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채봉과 장필성이 맺어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평양감사 이보국은 어질고 모범적인 봉건관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리감사는 나이도 팔십여 세 안이라 일도 방백이 되엿스매 밤이나 나지나 읏더케 하면
백셩에 원성이 업슬가 읏더케 하면 국은을 보답할가 하며 잠을 이루지 못하고 심려로 지내더니
이날 밤에도 역시 잠을 이르지 못하고 누엇더니……
이러한 봉건관료에 의해서 채봉이 필성과의 사랑을 성취하고 옥에 갇혀있던 아버지도 풀려나는 것으로 사건이 진행됨으로써 여전히 사건의 해결은 봉건적 지배층에 의해 이루어지게 된다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이보국은 극심한 세도정권 아래서는 불가능한 인물로 문제해결을 위해 꾸며낸 가공적 인물이다. 이것은 새로운 세대의 승리로 이야기를 끌고 가기 위해 수용자의 요구를 반영한 결과이기도 하고, 작자가 봉건적 질서에 대한 향수를 지니고 있는 사람이라는 말로도 볼 수 있다. 《채봉감별곡》에 나타난 중심모순은 이제 막 싹트기 시작한 자본주의적 병폐이며 당대에 더 심각했던 봉건적 병폐들은 부차적인 것으로 표현된다는 데서 알 수 있다.
채봉의 어머니는 확실히 봉건적인 인물로 등장한다. 그녀는 채봉과 필성이 이미 만났다는 사실에 두 사람의 결혼을 허락하는데, 필성을 재는 기준은 그의 가문이다. 그리고 처음에는 반대하나 남편에 대한 순종으로 채봉을 허참판의 소실로 주는 것도 허락한다. 물론 여기에는 돈과 벼슬에 대한 욕심도 작용했다. 하지만 딸의 혼사는 부모의 결정이라는 사고부터가 봉건적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채봉이 돈을 구하기 위해 기생이 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양반 신분을 포기하는 딸을 이해하지 못한다.
(리부인) 네 말도 그럴듯하다마는 강씨에 문벌이 엇더하다더냐 (추향) 청해셔 무르시면 아시려니
와 강션쳔 자졔이고 외가댁은 압집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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