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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이 둘의 사랑을 보니 약간 탐탁치 않게 느껴지는 게 있다. 그건 바로 칼 헉슬리는 불쌍한 남자라는 것이다. 그리고 영화의 최대의 피해자라는 점.
객관적으로 보면 로즈는 칼과 약혼상태인데도 불구하고 잭과 바람을 피웠다. 잭은 그 사실을 알고도 로즈를 빼앗았고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이 칼이라면 누구라도 눈이 뒤집혀서 방방 날뛸 것이다. 하지만 영화는 그 둘의 불륜을 아름답게 포장하고 있고, 칼을 악인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젠, 나도 사랑을 좀 아는 나이로서, 이런 연출의 편애가 상당히 불공평하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이 사람도 실존인물일텐데, 죽고나서도 얼마나 억울할까. 잭과 로즈의 사랑은 마냥 순수히 아름답게만 봐줄 수는 없는 것이다.
지금까지 타이타닉을 다시 감상한 나의 감상을 정리해 보았다. 예전보다 이 영화를 더 깊고, 냉철히 감상하게 된 것 같다. 뭐 어찌됐든 이 영화가 상당히 잘 만들어진 웰 메이드라는 거는 변함없는 사실이다.
아마도 이 정도 작품이라면 앞으로 몇 십년동안이고 지금의 고전영화가 회자되는 것마냥 후세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명작으로서 회자될 수 있을 것이다.
언젠가 나에게 자식이 생긴다면 이 영화를 추천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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