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목차>
◎ 머리말
1. 미시사란 무엇인가?
2. 카를로 진즈부르그와 미시사 -《치즈와 구더기》
3. 거시사에서 미시사로
4. 미시사와 지역사 연구
◎ 맺음말
◎ 머리말
1. 미시사란 무엇인가?
2. 카를로 진즈부르그와 미시사 -《치즈와 구더기》
3. 거시사에서 미시사로
4. 미시사와 지역사 연구
◎ 맺음말
본문내용
서와 더불어 사회 경제 변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으로 꼽아볼 수 있다. 따라서 한국사의 변화와 지속성의 관계를 논의하는데 동래지역은 좋은 지표가 된다. 동래지역사회에 대한 미시적 접근은, 당시 한국학계를 풍미했으며 여전히 호소력을 가진 내재적 발전론을 지역 사례를 통하여 검증하는, 일종을 통설에 대한 회의와 물음으로부터 출발하였다.
내재적 발전론이라는 가설을 동래지역사회의 실상을 통해 검증해보면 동래지역사회 주요 엘리트들의 출자와 구성에 있어서 임진왜란을 경계로 바뀐 사실은 찾아보기 어려우며 오히려 권력 구조와 운영에 있어서 주요 엘리트들의 지도력 및 위세가 조선 말기까지 지속되었다는 점, 또 이 지역 출신의 인물로써 차임되는 동래 지역 상비군의 총사령관의 출자를 검토하여 그들이 이 지역의 주요 사족 가문 출신임을 밝힌 것, 일본과의 상거래를 통하여 재부를 축적한 부류들과 이 지역 사족들과의 경계도 그대로 유지된 점 등, 이러한 사례는 내재적 발전론으로 대표되는 거대 담론이 지역사회를 설명하는 가설로서 얼마만큼 유용한가에 대한 회의를 더욱 증폭시키는 이유가 된다.
이처럼 내재적 발전론에 대한 회의가 타당한 것이라는 확신이 들게 되면서 또 다른 물음을 갖게 되었는데 그것은 신분에서 계급으로의 이행이라는 가설이 지역사회의 불평등과 특권의 관계를 서술하는데 적합하지 않다는 것과, 그와 더불어 이를 대체할 새로운 개념을 모색하여야 한다는 과제이다. 즉 다시 말해 경제와 사회 지위의 불일치에도 불구하고 체제의 지속성이 두드러지는 조선후기 지역사회에 있어서 양자사이의 불일치를 서술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이 요구된 것이다. 사족, 이서, 상층 무임을 각기 지배 엘리트, 중재 엘리트, 무인 엘리트로서 구분하는 것과 같이 엘리트라는 개념과 이들의 역할을 지시하는 개념을 결합하는 방식을 채용하여 지역사회의 인간 집단과 권력 구조를 분류하는 시도도 이러한 고민의 한 부분이다. 이러한 분류 체제는 상층 무임을 지역사회에서 충원하고 상비군 체제를 운영하면서 무인들이 하나의 독립된 사회 집단을 형성한 동래 지역 사회를 설명하는데 유용한 모델로서 생각된다. 이들 엘리트 집단들은 각기 다른 사회 집단과 경계 속에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확인하여 지역사회의 위계질서를 유지한 것으로 파악하였다.
이렇듯 내재적 발전론이라는 거시 구도에 대한 회의에서 비롯된 지역사회에 대한 검증 작업은 점차 새로운 물음으로 발전하였다. 지역사회가 중앙 중심의 헤게모니 속에서 어떻게 생존하고 타협하며 질서를 만들어 가는 가의 물음도 그 중 하나이다. 이 작업은 거시 구도를 배제한 채 이루어질 수는 없을 것이며 이러한 문화적 기제는 단순히 거시적 접근 방식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것이지만, 동시에 다른 공간들과의 관계를 배제한 채 특정 공간을 고립된 섬과 같이 잘라내어 수행하기는 어렵다고 믿어진다.
◎ 맺음말
지금까지 미시사란 무엇인가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러한 미시사에 대하여 일반적인 오해가 존재하는데 그 가운데 하나는 미시사가 단지 작은 것에만 관심을 쏟는다고 보는 것이다. 이 속에는 무릇 역사란 도도한 흐름에서 보아야 하며, 세부적인 것은 과거 문화, 전통을 따르는 일일 뿐이라는 간접적 비난이 숨어 있다. 하지만 이는 명백한 오해이다. 작은 것에서 큰 것으로 나아가지 않는 역사가가 어디에 있겠는가? 미시사가들은 작은 사례를 창으로 삼아 넓은 바깥을 바라보려 하는 것이다. 하지만 미시사는 이미 테두리지워진 거대 이론이나 인식틀을 정당화하는 또 하나의 사례를 제공하는 역할보다는 종종 그것을 뒤집기도 하는 잠재적 반발력을 그 미덕으로 삼는다.
미시사의 등장은 단순히 지금까지의 역사학적 성과를 좀 더 세밀히 다듬고 더욱 정교화 시키는 정도에서 머물기보다는 무엇이 역사인가에 대한 인식론적 의문을 새로이 던지는 데까지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미시사의 잠재력이 어느 정도로 가시화될지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연구성과로 미루어볼 때, 앞서 계량사와 구조사가 그랬듯이, 미시사적 접근이 모든 것을 무로 돌리기보다는 또한번 역사학의 지평을 넓히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리라는 기대 정도는 가져도 무방할 것으로 본다.
※ 참고문헌
이훈상, 〈미시사와 다성성의 글쓰기〉, 《한국사론》32, 2002.
조빈니 레비, 《미시시란 무엇인가》, 푸른역사, 2001.
조지이거스, 《20세기 사학사》, 푸른역사, 1998.
카를로 진즈부르그, 《치즈와 구더기》, 문학과 지성사, 2001
내재적 발전론이라는 가설을 동래지역사회의 실상을 통해 검증해보면 동래지역사회 주요 엘리트들의 출자와 구성에 있어서 임진왜란을 경계로 바뀐 사실은 찾아보기 어려우며 오히려 권력 구조와 운영에 있어서 주요 엘리트들의 지도력 및 위세가 조선 말기까지 지속되었다는 점, 또 이 지역 출신의 인물로써 차임되는 동래 지역 상비군의 총사령관의 출자를 검토하여 그들이 이 지역의 주요 사족 가문 출신임을 밝힌 것, 일본과의 상거래를 통하여 재부를 축적한 부류들과 이 지역 사족들과의 경계도 그대로 유지된 점 등, 이러한 사례는 내재적 발전론으로 대표되는 거대 담론이 지역사회를 설명하는 가설로서 얼마만큼 유용한가에 대한 회의를 더욱 증폭시키는 이유가 된다.
이처럼 내재적 발전론에 대한 회의가 타당한 것이라는 확신이 들게 되면서 또 다른 물음을 갖게 되었는데 그것은 신분에서 계급으로의 이행이라는 가설이 지역사회의 불평등과 특권의 관계를 서술하는데 적합하지 않다는 것과, 그와 더불어 이를 대체할 새로운 개념을 모색하여야 한다는 과제이다. 즉 다시 말해 경제와 사회 지위의 불일치에도 불구하고 체제의 지속성이 두드러지는 조선후기 지역사회에 있어서 양자사이의 불일치를 서술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이 요구된 것이다. 사족, 이서, 상층 무임을 각기 지배 엘리트, 중재 엘리트, 무인 엘리트로서 구분하는 것과 같이 엘리트라는 개념과 이들의 역할을 지시하는 개념을 결합하는 방식을 채용하여 지역사회의 인간 집단과 권력 구조를 분류하는 시도도 이러한 고민의 한 부분이다. 이러한 분류 체제는 상층 무임을 지역사회에서 충원하고 상비군 체제를 운영하면서 무인들이 하나의 독립된 사회 집단을 형성한 동래 지역 사회를 설명하는데 유용한 모델로서 생각된다. 이들 엘리트 집단들은 각기 다른 사회 집단과 경계 속에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확인하여 지역사회의 위계질서를 유지한 것으로 파악하였다.
이렇듯 내재적 발전론이라는 거시 구도에 대한 회의에서 비롯된 지역사회에 대한 검증 작업은 점차 새로운 물음으로 발전하였다. 지역사회가 중앙 중심의 헤게모니 속에서 어떻게 생존하고 타협하며 질서를 만들어 가는 가의 물음도 그 중 하나이다. 이 작업은 거시 구도를 배제한 채 이루어질 수는 없을 것이며 이러한 문화적 기제는 단순히 거시적 접근 방식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것이지만, 동시에 다른 공간들과의 관계를 배제한 채 특정 공간을 고립된 섬과 같이 잘라내어 수행하기는 어렵다고 믿어진다.
◎ 맺음말
지금까지 미시사란 무엇인가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러한 미시사에 대하여 일반적인 오해가 존재하는데 그 가운데 하나는 미시사가 단지 작은 것에만 관심을 쏟는다고 보는 것이다. 이 속에는 무릇 역사란 도도한 흐름에서 보아야 하며, 세부적인 것은 과거 문화, 전통을 따르는 일일 뿐이라는 간접적 비난이 숨어 있다. 하지만 이는 명백한 오해이다. 작은 것에서 큰 것으로 나아가지 않는 역사가가 어디에 있겠는가? 미시사가들은 작은 사례를 창으로 삼아 넓은 바깥을 바라보려 하는 것이다. 하지만 미시사는 이미 테두리지워진 거대 이론이나 인식틀을 정당화하는 또 하나의 사례를 제공하는 역할보다는 종종 그것을 뒤집기도 하는 잠재적 반발력을 그 미덕으로 삼는다.
미시사의 등장은 단순히 지금까지의 역사학적 성과를 좀 더 세밀히 다듬고 더욱 정교화 시키는 정도에서 머물기보다는 무엇이 역사인가에 대한 인식론적 의문을 새로이 던지는 데까지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미시사의 잠재력이 어느 정도로 가시화될지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연구성과로 미루어볼 때, 앞서 계량사와 구조사가 그랬듯이, 미시사적 접근이 모든 것을 무로 돌리기보다는 또한번 역사학의 지평을 넓히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리라는 기대 정도는 가져도 무방할 것으로 본다.
※ 참고문헌
이훈상, 〈미시사와 다성성의 글쓰기〉, 《한국사론》32, 2002.
조빈니 레비, 《미시시란 무엇인가》, 푸른역사, 2001.
조지이거스, 《20세기 사학사》, 푸른역사, 1998.
카를로 진즈부르그, 《치즈와 구더기》, 문학과 지성사,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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