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I. 문제제기: 이론적 개입의 정치적 지형
II. 이론의 독자성과 반경제주의
III. 중층결정과 '최종심급에서의 경제의 결정'
IV. 중층결정의 정치적 함의
참고문헌
II. 이론의 독자성과 반경제주의
III. 중층결정과 '최종심급에서의 경제의 결정'
IV. 중층결정의 정치적 함의
참고문헌
본문내용
중층결정의 정치적 함의
중층결정과 경제의 최종심급 결정간의 이러한 메카니즘을 이론적으로 해명하는 것이 정치적 실천에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가? 동일한 문제의식을 알튀세르는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우리가 최종심급에서 결정적인 것은 정치가 아니라 경제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할 때, 어떻게 하여 우리는 계급투쟁을 통해서 "기존의 통일체를 해체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지지할 수 있는가?"
) 알튀세르, "유물론적 변증법에 대하여", 앞의 책, p258
정치적 실천은 항상 당면시점에서 당면한 모순들에 개입하는 것이다. 물론 사회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관통하는 어떤 본질적 법칙을 확인하는 것은 '이데올로기적'으로, 즉 대중을 전취하기 위해 중요하다. 그러나 정치적 실천을 위한 이론적 분석에 필요한 것은 이러한 이데올로기적 법칙의 확인이 아니라, 무엇보다 당면한 모순들의 고유성을 확인하고, 나아가 그것들로 구성된 당면한 통일체의 구조, 그리고 그 구조의 결절점인 '가장 약한 고리'를 확인하는 것, 즉 국면분석이다. 예컨대 레닌은 1917년 당면한 혁명적 상황에서 제국주의 일반을 분석한 것이 아니라 당면시점에서의 제국주의의 다양성과 구조를 분석했다.
그러나 이러한 국면적 개입이 어떻게 최종심급에서는 경제에 의해 결정되는 사회구성체의 근본적인 구조변혁을 가져올 수 있는가? 정치적 실천의 고유성, 최우위성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는가? 알튀세르에 따르면, 이것이 가능하자면 당면한 모순들이 통일체를 구성하는 모든 모순들의 현존이어야 한다.
"...레닌이 "맑스주의의 영혼은 구체적 상황의 구체적 분석이다"고 말할 때, 맑스, 엥겔스, 레닌, 스탈린이 "모든 것은 '조건들'에 달려있다"고 말할 때, 레닌이 1917년 혁명의 러시아에 고유한 '정황들'을 묘사할 때...그 '조건들'은 사실상...정치가의 '당면시점'에 있어서의 전체의 존재 자체에 다름 아니다....맑스주의에서는 '조건들'을 하나의 역사적 과정의 전체를 구성시키는 모순들의 실재적, 구체적, 당면의 존재인 것으로 파악(한다)...'조건들'은 복합적 전체의 지배하는 구조 속에서의 서로간의 유기적 관계를 각자가 반영하고 있는, 복합적 전체의 모순들 자체(이다). 따라서 우리는 '조건들'을 전체의 '존재조건'이라고 말할 수 있다...
) 알튀세르, "유물론적 변증법에 대하여", 앞의 책, pp248-249
만약 '조건들'을 전체의 '존재조건'이게 하는 복합체내에서 지배구조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즉 복합체를 수평적 복합체로 인식한다면 정치적 실천의 개입지점은 무수하게 산포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이는 모순의 융합지점을 찾을 수 없게 하며, 예측할 수 없게 한다. 한다. 무수한 모순과 정황들이 존재하더라도 그것은 혁명적 단절을 위해서는 하나의 지점, 해당국면의 지배적 모순으로 응축되어야 한다. 따라서 그 응축지점으로서의 지배적 모순을 인정해야 한다. 이것이 지금까지 살펴본 알튀세르의 문제의식이었다.
그러나 지배구조가 없는 수평적 복합체에서도 우연에 의해 모순의 응축이 발생할 수 있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초기 알튀세르는 이러한 문제제기를 한번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알튀세르의 이론체계 내에서 이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중층결정에 내재한 긴장, 즉 과잉결정과 '경제의 최종심급 결정' 간의 긴장에서 한 발짝만 전자 쪽으로 내디딘다면, 알튀세르의 이론체계는 사실상 이러한 수평적 복합체에 대한, 우발적 응축에 대한 지지로 기울게 된다. 우리는 이러한 증거를 '우발성의 유물론'이라는 후기 알튀세르의 논의에서 발견할 수 있다.
" 세계는 일단 완성된 이후에는 그 속에 근거, 의미, 필연성, 목표의 지배가 확립되는 기성사실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사실의 완성 자체는 우연의 순수한 효과일 뿐이다...필연성은 우연성에 굴복한다".(에피쿠로스)
) 알튀세르, "마주침의 유물론이라는 은밀한 흐름", 『철학과 맑스주의』(새길, 1996), pp40.
"이러한 마주침을 일어날 수도 있고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군주의 형상이 인민 속에 '응고'하기 위해서는...그 마주침은 지속적인 것이어야 한다...정치를 관통하는 사고로서 '우발성의 유물론'이라고 할 수 있는 철학이 있다. 마주침이 일어나는 곳...바로 이 정치적 공백 속에서...우리는 완성된 사실의 필연성에 입각해서 사고하는 것이 아니라 완성해야 할 사실에 입각해서 사고한다.(마키아벨리)
) 알튀세르, "마주침의 유물론이라는 은밀한 흐름", 『철학과 맑스주의』(새길, 1996), pp44-46
그러나 알튀세르는 형성의 단계에서는 요소들간의 우발성이 지배하지만, 형성 이후의 단계에서는 근본적으로 불안정하기는 하지만, 요소들에 대한 구조의 우위, 어떤 "법칙"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 성립한다고 주장한다. 더욱이 마주침의 과정은 우발성의 영역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주침의 과정에서 요소간의 "친화력"이 전제된다. 알튀세르는 이를 사회의 영역에 적용하면서, 생산양식의 구성요소들을 다양하게 해체하지만 여전히 그것들의 결합을 하나의 구조, 구성양식들에 대한 구조의 지배양식으로 부르고 있다.
) 알튀세르, "마주침의 유물론이라는 은밀한 흐름", 『철학과 맑스주의』(새길, 1996), pp76-92
우발성의 유물론을 통해 후기 알튀세르가 경제의 최종심급 결정을 포기했는가의 여부는 이론적인 논쟁거리일 수 있으나, 정치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알튀세르가 자신의 '정세적 사고'를 끝까지 밀고 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우발성의 유물론은 경제주의와 다원주의, 혁명의 이데올로기적 필연성과 불가능성 사이에서 정치의 영역을 마련한다.
참고문헌
L. Althusser, 『맑스를 위하여』(백의, 1997)
----------, 『자본론을 읽는다』(두레, 1991)
----------, 『마키아벨리의 고독』(새길, 1992)
----------, 『역사적 맑스주의』(새길, 1993)
----------, 『철학과 마르크스주의』(새길, 1996)
----------, 『레닌과 철학』(백의, 1991)
----------, 『미래는 오래 지속된다』(돌베게, 1993)
중층결정과 경제의 최종심급 결정간의 이러한 메카니즘을 이론적으로 해명하는 것이 정치적 실천에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가? 동일한 문제의식을 알튀세르는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우리가 최종심급에서 결정적인 것은 정치가 아니라 경제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할 때, 어떻게 하여 우리는 계급투쟁을 통해서 "기존의 통일체를 해체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지지할 수 있는가?"
) 알튀세르, "유물론적 변증법에 대하여", 앞의 책, p258
정치적 실천은 항상 당면시점에서 당면한 모순들에 개입하는 것이다. 물론 사회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관통하는 어떤 본질적 법칙을 확인하는 것은 '이데올로기적'으로, 즉 대중을 전취하기 위해 중요하다. 그러나 정치적 실천을 위한 이론적 분석에 필요한 것은 이러한 이데올로기적 법칙의 확인이 아니라, 무엇보다 당면한 모순들의 고유성을 확인하고, 나아가 그것들로 구성된 당면한 통일체의 구조, 그리고 그 구조의 결절점인 '가장 약한 고리'를 확인하는 것, 즉 국면분석이다. 예컨대 레닌은 1917년 당면한 혁명적 상황에서 제국주의 일반을 분석한 것이 아니라 당면시점에서의 제국주의의 다양성과 구조를 분석했다.
그러나 이러한 국면적 개입이 어떻게 최종심급에서는 경제에 의해 결정되는 사회구성체의 근본적인 구조변혁을 가져올 수 있는가? 정치적 실천의 고유성, 최우위성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는가? 알튀세르에 따르면, 이것이 가능하자면 당면한 모순들이 통일체를 구성하는 모든 모순들의 현존이어야 한다.
"...레닌이 "맑스주의의 영혼은 구체적 상황의 구체적 분석이다"고 말할 때, 맑스, 엥겔스, 레닌, 스탈린이 "모든 것은 '조건들'에 달려있다"고 말할 때, 레닌이 1917년 혁명의 러시아에 고유한 '정황들'을 묘사할 때...그 '조건들'은 사실상...정치가의 '당면시점'에 있어서의 전체의 존재 자체에 다름 아니다....맑스주의에서는 '조건들'을 하나의 역사적 과정의 전체를 구성시키는 모순들의 실재적, 구체적, 당면의 존재인 것으로 파악(한다)...'조건들'은 복합적 전체의 지배하는 구조 속에서의 서로간의 유기적 관계를 각자가 반영하고 있는, 복합적 전체의 모순들 자체(이다). 따라서 우리는 '조건들'을 전체의 '존재조건'이라고 말할 수 있다...
) 알튀세르, "유물론적 변증법에 대하여", 앞의 책, pp248-249
만약 '조건들'을 전체의 '존재조건'이게 하는 복합체내에서 지배구조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즉 복합체를 수평적 복합체로 인식한다면 정치적 실천의 개입지점은 무수하게 산포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이는 모순의 융합지점을 찾을 수 없게 하며, 예측할 수 없게 한다. 한다. 무수한 모순과 정황들이 존재하더라도 그것은 혁명적 단절을 위해서는 하나의 지점, 해당국면의 지배적 모순으로 응축되어야 한다. 따라서 그 응축지점으로서의 지배적 모순을 인정해야 한다. 이것이 지금까지 살펴본 알튀세르의 문제의식이었다.
그러나 지배구조가 없는 수평적 복합체에서도 우연에 의해 모순의 응축이 발생할 수 있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초기 알튀세르는 이러한 문제제기를 한번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알튀세르의 이론체계 내에서 이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중층결정에 내재한 긴장, 즉 과잉결정과 '경제의 최종심급 결정' 간의 긴장에서 한 발짝만 전자 쪽으로 내디딘다면, 알튀세르의 이론체계는 사실상 이러한 수평적 복합체에 대한, 우발적 응축에 대한 지지로 기울게 된다. 우리는 이러한 증거를 '우발성의 유물론'이라는 후기 알튀세르의 논의에서 발견할 수 있다.
" 세계는 일단 완성된 이후에는 그 속에 근거, 의미, 필연성, 목표의 지배가 확립되는 기성사실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사실의 완성 자체는 우연의 순수한 효과일 뿐이다...필연성은 우연성에 굴복한다".(에피쿠로스)
) 알튀세르, "마주침의 유물론이라는 은밀한 흐름", 『철학과 맑스주의』(새길, 1996), pp40.
"이러한 마주침을 일어날 수도 있고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군주의 형상이 인민 속에 '응고'하기 위해서는...그 마주침은 지속적인 것이어야 한다...정치를 관통하는 사고로서 '우발성의 유물론'이라고 할 수 있는 철학이 있다. 마주침이 일어나는 곳...바로 이 정치적 공백 속에서...우리는 완성된 사실의 필연성에 입각해서 사고하는 것이 아니라 완성해야 할 사실에 입각해서 사고한다.(마키아벨리)
) 알튀세르, "마주침의 유물론이라는 은밀한 흐름", 『철학과 맑스주의』(새길, 1996), pp44-46
그러나 알튀세르는 형성의 단계에서는 요소들간의 우발성이 지배하지만, 형성 이후의 단계에서는 근본적으로 불안정하기는 하지만, 요소들에 대한 구조의 우위, 어떤 "법칙"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 성립한다고 주장한다. 더욱이 마주침의 과정은 우발성의 영역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주침의 과정에서 요소간의 "친화력"이 전제된다. 알튀세르는 이를 사회의 영역에 적용하면서, 생산양식의 구성요소들을 다양하게 해체하지만 여전히 그것들의 결합을 하나의 구조, 구성양식들에 대한 구조의 지배양식으로 부르고 있다.
) 알튀세르, "마주침의 유물론이라는 은밀한 흐름", 『철학과 맑스주의』(새길, 1996), pp76-92
우발성의 유물론을 통해 후기 알튀세르가 경제의 최종심급 결정을 포기했는가의 여부는 이론적인 논쟁거리일 수 있으나, 정치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알튀세르가 자신의 '정세적 사고'를 끝까지 밀고 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우발성의 유물론은 경제주의와 다원주의, 혁명의 이데올로기적 필연성과 불가능성 사이에서 정치의 영역을 마련한다.
참고문헌
L. Althusser, 『맑스를 위하여』(백의, 1997)
----------, 『자본론을 읽는다』(두레, 1991)
----------, 『마키아벨리의 고독』(새길, 1992)
----------, 『역사적 맑스주의』(새길, 1993)
----------, 『철학과 마르크스주의』(새길, 1996)
----------, 『레닌과 철학』(백의, 1991)
----------, 『미래는 오래 지속된다』(돌베게,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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