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레비나스 철학의 시작 - 존재론에 대한 비판
2. 레비나스 시간론의 특이성 - 형이상학적 욕망을 통한 시간관
3. 존재자 없는 존재
4. 홀로서기(hypostase)를 통한 순간으로서 현재
5. 존재의 무거움 - 자유의 역설
6. 죽음과 고통의 타자성
7. 얼굴의 대면을 통한 미래
8. 에로스와 출산성을 통한 미래
9. 마치며
<참고 문헌>
2. 레비나스 시간론의 특이성 - 형이상학적 욕망을 통한 시간관
3. 존재자 없는 존재
4. 홀로서기(hypostase)를 통한 순간으로서 현재
5. 존재의 무거움 - 자유의 역설
6. 죽음과 고통의 타자성
7. 얼굴의 대면을 통한 미래
8. 에로스와 출산성을 통한 미래
9. 마치며
<참고 문헌>
본문내용
포섭되지 않는 타자성은 어떤 것인가? 상반(相反)된 것에 대해 완벽하게 상반된 것, 그 상반성이 그 자신과 상관자의 관계를 통해서도 어떠한 영향도 받지 않는, 전적으로 다른 것으로 남아 있도록 허용하는 상반성, 그것은 여성적인 것(le feminin)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엠마뉘엘 레비나스, 강영안 역, 『시간과 타자』, 문예출판사, 2004, 103p
여성적인 것은 이성과의 관계이다. 이 에로스적 관계는 타자성을 본질로 하기 때문에 미래와 관계이다. 절대적 타자성의 관계인 에로스는 단지 즐기고 소유하려는 향유와 본질적으로 다른 관계이다. 사랑은 상호권력 관계에 편입될 수 없는 그 무엇이다. 그것은 아무 이유 없이 존재하고 엄습하고 상처를 준다. 레비나스는 에로스를 애무행위에 비유한다.
뭘 쓰다듬거나 어루만질 때, 정확히 말하면 만지지 못하는 것이다. 손을 어루만지면서 찾는 것은 부드럽고 따뜻한 손의 감촉이 아니다. 뭘 찾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그런 점에서 애무의 본질은 뭘 찾는다는 사실 자체에 있다. 이 ‘알지 못함’ 곧 질서지울 수 없음이 애무의 바탕을 이루고 있다. ...(중략)... 우리 것이 되거나 우리가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항상 달라 다가갈 수 없는, 그래서 늘 미래인 것과 같은 놀이이다. 애무는 내용 없는 이 미래를 기다리는 것이다. 엠마뉘엘 레비나스, 양명수 역, 『윤리와 무한』, 다산글방, 2000, 87p
에로스적 사랑과 애무의 결실은 생산성 또는 출산성이다. 우리는 에로스를 통해 감추어진 미래를 찾고 이 미래를 아이와의 관계를 통해 구체적으로 체험한다. 이 출산성은 타자성 속에서도 나를 잃지 않고 나의 존재를 유지한다. 아이의 탄생은 ‘타자화된 나(moi etranger a soi)'와의 대면이다.
친자관계는 훨씬 신비하다. 거기서 이루어지는 남과의 관계는 상대방이 철저하게 다르면서 동시에 그가 나인 그런 관계이다. 아버지가 보는 나는 타자이지만, 또한 나는 그분의 것이다. 그분의 소유물이나 소유자는 아니지만 말이다. 같은 책, 88p
출산성을 통해 주체는 자기 자신의 유한성으로부터 구원받는다. 아이의 출산으로 새로운 미래,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 내가 홀로 미래를 체험할 때는 내 자신의 존재 가능성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나의 테두리 안으로 돌아와 늙고만다. 그러나 에로스를 통해 감추어진 미래를 찾아내고 이 미래를 아이와의 관계에서 구체적으로 체험한다. 아이를 통해서 과거는 절대성을 잃게 되고 절대적 미래의 차원이 열리게 된다. 강영안, 『타인의 얼굴』, 문학과 지성사, 2005, 116p
9. 마치며
레비나스의 시간론은 앞서 보았듯이 형이상학적 욕망을 통한 존재론적 모험으로 구성된다. 그가 보는 시간은 익명적 존재와 자기 몰두를 극복하고 절대적 타자와의 대면을 통한 윤리적 시간관으로 요약할 수 있다. 타자의 철학자라고 불리는 레비나스의 시간관에서 가장 중요하고 매력적인 부분은 ‘타자성을 통한 미래’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타자성의 강조는 타인에 대한 무한한 책임을 일깨우려는 그의 철학적 의도가 깔려있으며, 서양철학에서 면면히 이어져오는 존재론이 갖는 전체성에 대한 비판과도 맞닿아 있다.
레비나스의 타자성은 무한한 지평을 갖는다. 그가 무한한 지평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평면은 얼굴과 출산성, 에로스이다. 이를 통해 그는 우리가 타자와 맺는 관계를 설명한다. 그는 얼굴이 무매개성의 현현(顯現)이라고 말한다. 얼굴은 약자의 얼굴이다. 약자는 얼굴로서 우리에게 정의로울 것을 호소한다. 그리고 우리는 자신의 자유를 의문시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약자가 나를 바라보며 느끼는 타자성이란 어떤 것일까? 아쉽게도 레비나스의 철학에서 이를 찾아보기란 매우 어렵다. 그러나 나는 그가 타자성을 협소하게 사유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레비나스는 전체성이 만들어내는 타자에 대한 폭력을 비판하였고, 이에 희생당하는 약자의 타자성을 우선순위에 두었기 때문이라 짐작한다.
그러나 타자성의 무한 영역 중 하나인 에로스와 출산성은 그것이 내포한 타자성 개념자체에 대한 비판이 가능하다. 이것들은 분명히 레비나스가 말한 타자적 요소를 가지고 있지만 다른 각도에서 보면 꼭 타자적 요소만 갖는 것이 아니다. 사랑을 하고 아이를 갖는 것이 넓은 의미의 자기존재를 유지하려는 노력(conatus essendi)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따라서 그가 얼굴, 에로스, 출산성을 통해 지적한 절대적 타자성은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다소 애매한 면이 있다.
앞에서 지적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타자를 강조한 레비나스의 윤리적 시간관은 많은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동일한 체계에 대상을 포획하려는 사유 태도에 대한 반성이며, 현대 자본주의사회에서 모든 것을 나를 위한 대상으로 물화(物化)하고 자신의 존재유지에만 몰두하는 우리의 모습에 대한 경종이라 볼 수 있다.
<참고 문헌>
엠마뉘엘 레비나스, 서동욱 역, 『존재에서 존재자로』, 민음사, 2004
엠마뉘엘 레비나스, 강영안 역, 『시간과 타자』, 문예출판사, 2004
엠마뉘엘 레비나스, 양명수 역, 『윤리와 무한』, 다산글방, 2000
강영안, 『타인의 얼굴』, 문학과 지성사, 2005
콜린 데이비스, 김성호 역, 『엠마누엘 레비나스 - 타자를 향한 욕망』, 다산글방, 2001
이정우, 『사건의 철학』, 철학아카데미, 2003
서동욱, 『차이와 타자』, 문학과 지성사, 2000
이윤일, 『현대의 철학자들』, 선학사, 2002
에릭 매슈스, 김종갑 역, 『20세기 프랑스 철학』, 동문선, 1999
이남인, 「보살핌의 현상학 제1부 : 상호주관성의 현상학 - 후설과 레비나스」, 한국현상학회, 철학과 현상학 연구, Vol.18, No.0, 2000
목차>
1. 레비나스 철학의 시작 - 존재론에 대한 비판
2. 레비나스 시간론의 특이성 - 형이상학적 욕망을 통한 시간관
3. 존재자 없는 존재
4. 홀로서기(hypostase)를 통한 순간으로서 현재
5. 존재의 무거움 - 자유의 역설
6. 죽음과 고통의 타자성
7. 얼굴의 대면을 통한 미래
8. 에로스와 출산성을 통한 미래
9. 마치며
<참고 문헌>
여성적인 것은 이성과의 관계이다. 이 에로스적 관계는 타자성을 본질로 하기 때문에 미래와 관계이다. 절대적 타자성의 관계인 에로스는 단지 즐기고 소유하려는 향유와 본질적으로 다른 관계이다. 사랑은 상호권력 관계에 편입될 수 없는 그 무엇이다. 그것은 아무 이유 없이 존재하고 엄습하고 상처를 준다. 레비나스는 에로스를 애무행위에 비유한다.
뭘 쓰다듬거나 어루만질 때, 정확히 말하면 만지지 못하는 것이다. 손을 어루만지면서 찾는 것은 부드럽고 따뜻한 손의 감촉이 아니다. 뭘 찾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그런 점에서 애무의 본질은 뭘 찾는다는 사실 자체에 있다. 이 ‘알지 못함’ 곧 질서지울 수 없음이 애무의 바탕을 이루고 있다. ...(중략)... 우리 것이 되거나 우리가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항상 달라 다가갈 수 없는, 그래서 늘 미래인 것과 같은 놀이이다. 애무는 내용 없는 이 미래를 기다리는 것이다. 엠마뉘엘 레비나스, 양명수 역, 『윤리와 무한』, 다산글방, 2000, 87p
에로스적 사랑과 애무의 결실은 생산성 또는 출산성이다. 우리는 에로스를 통해 감추어진 미래를 찾고 이 미래를 아이와의 관계를 통해 구체적으로 체험한다. 이 출산성은 타자성 속에서도 나를 잃지 않고 나의 존재를 유지한다. 아이의 탄생은 ‘타자화된 나(moi etranger a soi)'와의 대면이다.
친자관계는 훨씬 신비하다. 거기서 이루어지는 남과의 관계는 상대방이 철저하게 다르면서 동시에 그가 나인 그런 관계이다. 아버지가 보는 나는 타자이지만, 또한 나는 그분의 것이다. 그분의 소유물이나 소유자는 아니지만 말이다. 같은 책, 88p
출산성을 통해 주체는 자기 자신의 유한성으로부터 구원받는다. 아이의 출산으로 새로운 미래,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 내가 홀로 미래를 체험할 때는 내 자신의 존재 가능성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나의 테두리 안으로 돌아와 늙고만다. 그러나 에로스를 통해 감추어진 미래를 찾아내고 이 미래를 아이와의 관계에서 구체적으로 체험한다. 아이를 통해서 과거는 절대성을 잃게 되고 절대적 미래의 차원이 열리게 된다. 강영안, 『타인의 얼굴』, 문학과 지성사, 2005, 116p
9. 마치며
레비나스의 시간론은 앞서 보았듯이 형이상학적 욕망을 통한 존재론적 모험으로 구성된다. 그가 보는 시간은 익명적 존재와 자기 몰두를 극복하고 절대적 타자와의 대면을 통한 윤리적 시간관으로 요약할 수 있다. 타자의 철학자라고 불리는 레비나스의 시간관에서 가장 중요하고 매력적인 부분은 ‘타자성을 통한 미래’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타자성의 강조는 타인에 대한 무한한 책임을 일깨우려는 그의 철학적 의도가 깔려있으며, 서양철학에서 면면히 이어져오는 존재론이 갖는 전체성에 대한 비판과도 맞닿아 있다.
레비나스의 타자성은 무한한 지평을 갖는다. 그가 무한한 지평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평면은 얼굴과 출산성, 에로스이다. 이를 통해 그는 우리가 타자와 맺는 관계를 설명한다. 그는 얼굴이 무매개성의 현현(顯現)이라고 말한다. 얼굴은 약자의 얼굴이다. 약자는 얼굴로서 우리에게 정의로울 것을 호소한다. 그리고 우리는 자신의 자유를 의문시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약자가 나를 바라보며 느끼는 타자성이란 어떤 것일까? 아쉽게도 레비나스의 철학에서 이를 찾아보기란 매우 어렵다. 그러나 나는 그가 타자성을 협소하게 사유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레비나스는 전체성이 만들어내는 타자에 대한 폭력을 비판하였고, 이에 희생당하는 약자의 타자성을 우선순위에 두었기 때문이라 짐작한다.
그러나 타자성의 무한 영역 중 하나인 에로스와 출산성은 그것이 내포한 타자성 개념자체에 대한 비판이 가능하다. 이것들은 분명히 레비나스가 말한 타자적 요소를 가지고 있지만 다른 각도에서 보면 꼭 타자적 요소만 갖는 것이 아니다. 사랑을 하고 아이를 갖는 것이 넓은 의미의 자기존재를 유지하려는 노력(conatus essendi)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따라서 그가 얼굴, 에로스, 출산성을 통해 지적한 절대적 타자성은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다소 애매한 면이 있다.
앞에서 지적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타자를 강조한 레비나스의 윤리적 시간관은 많은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동일한 체계에 대상을 포획하려는 사유 태도에 대한 반성이며, 현대 자본주의사회에서 모든 것을 나를 위한 대상으로 물화(物化)하고 자신의 존재유지에만 몰두하는 우리의 모습에 대한 경종이라 볼 수 있다.
<참고 문헌>
엠마뉘엘 레비나스, 서동욱 역, 『존재에서 존재자로』, 민음사, 2004
엠마뉘엘 레비나스, 강영안 역, 『시간과 타자』, 문예출판사, 2004
엠마뉘엘 레비나스, 양명수 역, 『윤리와 무한』, 다산글방, 2000
강영안, 『타인의 얼굴』, 문학과 지성사, 2005
콜린 데이비스, 김성호 역, 『엠마누엘 레비나스 - 타자를 향한 욕망』, 다산글방, 2001
이정우, 『사건의 철학』, 철학아카데미, 2003
서동욱, 『차이와 타자』, 문학과 지성사, 2000
이윤일, 『현대의 철학자들』, 선학사, 2002
에릭 매슈스, 김종갑 역, 『20세기 프랑스 철학』, 동문선, 1999
이남인, 「보살핌의 현상학 제1부 : 상호주관성의 현상학 - 후설과 레비나스」, 한국현상학회, 철학과 현상학 연구, Vol.18, No.0, 2000
목차>
1. 레비나스 철학의 시작 - 존재론에 대한 비판
2. 레비나스 시간론의 특이성 - 형이상학적 욕망을 통한 시간관
3. 존재자 없는 존재
4. 홀로서기(hypostase)를 통한 순간으로서 현재
5. 존재의 무거움 - 자유의 역설
6. 죽음과 고통의 타자성
7. 얼굴의 대면을 통한 미래
8. 에로스와 출산성을 통한 미래
9. 마치며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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