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보가_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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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없이 하신 말씀이니, 진나라 대부 위과가 하신 말을 상제님이 모르시오? 산리로 말할지라도 이 집터가 명당이면 하루 아침에 패가하겠습니까. 운진한 땅이오니 상행에 쓰인 경비 산 땅값을 대전으로 바치올 것이니 환행 안장하옵소서."
전답문서 전당잡히고, 돈 삼만 냥 빛을 내어 상행 치송한 연후에, 남아 있는 여섯째 통 타기로 달려드니, 제 계집이 옆에 앉아 통곡하며 만류한다.
"맙쇼 맙쇼 타지 맙쇼. 그 박씨에 쓰인 글자 갚을 보(報)자, 원수 구(仇)자, 원수 갚자 한 말이라 탈수록 망할테니, 간신히 모은 세간 편한 꼴도 못 보고서 잡것들에게 다 뜯기네. 이럴 줄 알았더면 시아제 굶을 적에 구원 아니 하였을까. 만일 잡것 또 나오면 적수공권 이 신세에 무엇으로 감당할까. 가련한 우리 부부 목숨까지 빼앗길테니, 기어이 타려거든 내 허리와 함께 켜소."
박통 위에 걸터 엎어져 경상도 메나리조로 한참을 울어내니, 놀보가 할 수 없어 저도 그만 파의하여,
"이내 신세 생긴 모양이 계집까지 덧내서는 정녕 아사할 터이니, 여보소, 톱질꾼들 양줄 풀어 톱 지우고, 저 박통 들어다가 대문밖에 내버리소."
한참 수쇄하는 차에, 천만 의외로 통 속에
"대포수."
"예 ."
"개문포 세 방 쏴라."
"예."
"떵 떵 떵."
박통이 한 가운데 딱 벌어지며, 행군 호령을 똑 병학지남으로 하것다.
"행영시(行營時)에 만일 앞에 수목이 막혔거든 청기를 들고, 물이나 연못으로 막혔거든 흑기를 들고, 병마에 막혔거든 백기를 들고, 산과 험한 것으로 막혔거든 황기를 들고, 연화(煙火)에 막혔거든 홍기를 들고, 보는 것이 지나거든 곧 모두 거두라. 한 길로 뚫렸거든 고초기률 일면에 세우고, 두 길이 평행하거든 두면에 세우고, 세 길이 평이거든 삼면에 세우고, 네 길이 평이거든 사면에 세우고, 대영행이거든 오면에 세우되, 뒤의 대장이 입으로 전하여, 전노(全路) 어떤 색 고초기를 몇 개 세우라 하거든 중군이 진을 바꾸는 호령을 즉시 거행하라."
"정수(鉦手) ! "
"예."
"명금 이하인 행취타하라."
"예 ."
"쨍 나니나노 퉁 꽝."
천병 백마가 물 끓듯이 나오는데 그 가운데 나오는 장수는 신장이 팔척이오, 얼굴은 먹빛 같고, 표범 머리에 고래 눈과 제비 턱, 범의 수염, 형세는 닫는 말과 같고, 황금투구 쇄자갑옷, 심오마를 높이 타고, 장팔사모 빗겨 들고, 우레 같은 큰 목소리로,
"이놈 놀보야."
박 타던 삯군들이 소리에 깜짝 놀라, 창자가 터져 죽는 놈이 여러 명이 되는구나. 놀보놈은 정신을 잃고, 박통가에 기절하여 넘어지니, 저 장수의 거동 보소. 놀보의 안채 대청이 엔간한 지휘대인 줄 알고, 하마포에 말을 내려, 승장포 세방 쏘고, 오색 기치 방위 찾아 청동백서 세워놓고, 각 영 장졸은 버티어 서서 바라를 쳐서 울려 좌기 취한 연후에 대상에서 호령이 나는데,
"놀보놈 나입하라."
비호같은 군사들이 놀보의 고추상투 덩겅 잡아 나입하니, 대장이 분부하기를,
"네 죄를 헤아리면 만 번 죽어도 아깝지 않다. 내 목성 나는 대로 네 놈 수죄를 할 양이면 네가 놀라 죽겠기에 조용히 분부하니 자세히 들어보라. 한나라가 말세되어 천하가 분분할 때 유·관 ·장 세 영웅이 도원에서 결의하고 한 왕실을 다시 일으키자, 천하에 횡행하던 삼형제 중 말째되고, 오호대장 둘째 되는 탁군서 살던 성은 장이요, 이름은 비요, 자는 익덕이라 하는 용맹을 들었느냐? 내가 그 장장군이로다. 천지에 중한 의가 형제밖에 또 있느냐. 한날 한시에는 못 났어도, 한날 한시에 죽는 것이 당연한 도리인데, 네 놈은 어이하여 동기 박대를 그리 하며, 날짐승 중에 사람 따르고 해 없는 게 제비로다. 내가 근본 생긴 모양, 제비 턱을 가졌기로 제비를 사랑하더니, 제비 말을 들어 본즉 생다리를 꺾었다니, 그러한 몹쓸 놈이 어디가 또 있겠느냐. 내 평생에 가진 성기, 내게 이해 불고하고, 몹쓸 놈이 있으며는 장팔사모 쑥 빼내어 퍽 찌르는 성정인 고로, 어찌 쾌인 익덕 같은 이를 만나 세상에 인심을 배반한 이를 모두 죽인다는 말을 너도 흑 들었느냐? 네놈이 흉맹극악하여 동생을 쫓아내고, 제비 절각시킨 죄로 똑 죽이자 나왔더니, 돌이켜 생각하니 죽은 자는 다시 살아날 수 없고, 형을 받은 자는 다시 거느릴 수 없다 하니, 네 아무리 회개하여 형제우애하자 한들 목숨이 죽어지면 어쩔 수가 없겠기에, 목숨을 빌려주니 이번은 개과하여 형제우애 하겠느냐?"
놀보 엎드려 생각하니 불의로 모은 재물을 허망하게 다 날렸으니 징계도 쾌히 되고, 장장군의 그 성정이 독우라도 채찍질했으니, 저같은 천한 목숨은 파리만도 못 하지. 악한 놈에게 어진 마음은 무서워야 나는구나. 복복 사죄하며 울며 빈다.
"장군 분부 듣사오니, 소인의 전후 죄상은 금수만도 못 하오니, 목숨 살려 주옵시면 옛 허물을 다 고치고 군자의 본을 받아 형제간 우애하고, 이웃에 화목하여 사람 노릇 하올테니 제발 덕분에 살려주오."
장군이 분부하기를,
"네 말이 그러하니 알기 쉬운 수가 있다. 남원이나 고금도나 우리 중형 관우씨 계신 곳에 내가 가서 모시고 있다가 네 소문을 탐지하여 개과를 하였으면 재물을 다시 주어 부자가 되게 하고, 그렇지 아니하면 바로 와서 죽일테니, 군사나 잘 먹여 위로하라. 이제 곧 떠나겠다. "
놀보가 감화되어 양식대로 밥을 짓고, 소와 닭 개 많이 잡아 군사를 먹이면서 좋은 술을 연해 부어 장군 앞에 올리니, 제 계집이 말려,
"애겨, 그만 합쇼. 그 장군님 술 취하면 아무 죄 없는 놈도 편타를 하신다네."
놀보가 웃으며,
"자네가 어찌 알아. 그 장군님 장한 의기는 엄안이라도 항복하게 하셨나니."
장군이 군사를 돌이키신 후에, 가산을 돌아보니 한번 패하여 다시 일어날 수 없이 되었구나, 방성통곡하고 흥보집을 찾아가니, 흥보가 크게 놀라 극진히 위로하고, 저의 세간 반 나누어 형우제공 지내는 모습은 누가 아니 칭찬하리. 도원에 남은 의기가 천고에 전하여지니, 이러한 어리석고 못난 인간, 욕심 많은 자도 청렴하고 나약한 자도 일어서는 백이 숙제의 풍속과 같은가 한다.
세재 무오 정월 하한에 성두 베낌.
***** '박흥보가' 첫 번째 판 수의 끝입니다.*****

키워드

박흥보가,   원문,   재산권,   자산,   동물
  • 가격3,300
  • 페이지수33페이지
  • 등록일2002.05.14
  • 저작시기2002.05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194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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