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복무제에 대한 정리와 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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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대체복무제에 대한 정리와 논평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낮기 때문에 병력감축에 따른 국방비 절감 효과가 타이완에 비해 크게 낮다는 점이 문제이다. 또 현재 매년 20만 이상의 청년들이 군대에 간다는 사실은 한국의 실업률을 크게 낮추는 효과를 내고 있다는 점도 경제관료들이 감군에 소극적으로 나올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이다.
c. 수혜자 층에 대한 여론의 전파와 흡입
대체복무 제도의 도입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일차적 집단은 입영당사자인 청년학생들, 대체복무 인원을 배정받음으로써 활동력과 봉사의 질을 제고할 수 있는 사회복지단체, 환경단체 등이다. 타이완의 경험은 이들을 설득하고 조직화하여 이들이 이 제도의 도입으로 자기들이 큰 이익을 보게 된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했다는 것이 이 제도 도입의 기본적인 추동력이 되었음을 보여 준다. 타이완의 정치인들이 초당파적으로 이 제도의 도입을 지원하고, 또 관료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런 여론의 지원 속에서 대체복무제도가 국가와 사회에 큰 이익을 가져다준다는 점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d. 집권 보수세력의 태도
외형상 우리가 먼저 정권교체를 이루었지만, 우리 사회는 정권은 빼앗겼지만 사회의 헤게모니는 놓치지 않은 수구세력이 자신들의 기준에 어긋나는 사람들을 제거하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그런데 타이완의 외성인들은 본토로 돌아갈 꿈이 깨지면서 이 곳에 뼈를 묻어야 한다는 것을 자각했고, 그 과정에서 본지인들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의 민주화가 투쟁으로 일관된 것이었다면, 타이완의 민주화에는 투쟁과 더불어 변화하는 상황에 대한 옛 지배세력의 자기변신이 있었다. 타이완이 아시아에서 제일 민주화된 나라는 아닐지라도 제일 먼저 대체복무제도를 도입할 수 있었던 것은 영광이라는 왕수에펑(王雪峰) 의원의 지적에서 그 영광의 절반은 수구반동이 아니라 세상의 변화에 자기를 맞추려는 보수세력의 것이 아닐까? 민주화가 필연적인 것을 용인하고, 어떤 것이 국가에 이익이 되는가를 생각하는 구지배층의 실리적 태도는 이 제도가 국가적 합의와 축복 속에서 시행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e. 대체복무제 도입을 위한 한국사회의 유리한 기반
이상 위에서 지적한 요인들은 우리 사회가 대체복무제 도입을 하기에 불리한 요인들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도 이 제도를 도입하기에 유리한 요인들이 어느 정도 갖추어져 있다. 한국은 타이완과는 다른 맥락이지만 이미 대체복무와 유사한 제도를 도입하고 있어 입대적령기의 청년들이 꼭 현역이 아닌 다른 직역에 종사하는 것으로 군복무를 대체하고 있다. 그 인원을 보면 산업기능요원이 약 5만5천명, 전문연구요원이 약 1만5천명, 공익근무요원이 5만5천명, 공중보건의 1천여명 등으로 거의 13만에 달하며, 여기에 의무경찰, 상근예비역 등을 더하면 20만에 가까운 숫자가 현역이 아닌 직역에서 대체복무를 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신체검사에서 면제자를 줄이고 대체복무 등급을 신설한다면 면제자의 상당 부분을 대체복무로 흡수할 수 있어 군복무의 형평성을 높일 뿐 아니라 대체복무를 위해 필요한 인적 자원을 확보할 수 있다. 대체복무제도의 엄격한 도입은 병역의무의 형평성을 오히려 크게 높임으로써 현역 복무자들의 불만을 줄이고, 병역비리를 상당히 감소하는 효과를 가져 올 수 있을 것이다.
글을 마치며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반대하는 주장의 논지를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박정희의 "자립 경제의 과업을 달성하지 못하고서는 우리가 부르짖는 민족의 자주, 자립과 국가의 독립, 개인의 자유, 자유민주주의라고 하는 것은 전부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라는 언명과 같은 것일 것이다. 기실 이는 오늘날 한국에서도 스스로 자유민주주의의 수호자라고 일컫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공유하고 있는 생각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명제 속에서 개인의 가치는 공동체의 운명이라는 거대담론 속에 매몰되어 사라진다. 진정 자유주의자라면 이런 공동체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공통(共通)하고 사적인 것을 공적인 것과 분리하여, 자신과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세상과 담을 치고서 자기 내면의 영역을 지킬 때만이 진정한 자유주의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건은 김우창이 말하듯이 "가장 소극적이면서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쉽게 동의할 수 있는 것은 가장 직접적인 의미에서의 정치적인 자유"이다. 최소한의 인권과 정치적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거대한 수용소에서 소득과 경제적 기회란 것이 무슨 큰 의미를 가지겠는가?
최근의 병역거부를 둘러싼 격론은 우리사회에서 '양심이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과 답변에 있어서 화해할 수 없을 정도로 상이한 세계관들이 충돌하는 현장을 보여주고 있다. 이 이분법적 반공주의로 얼룩진 우리현대사에서 자유를 예감케 하는 첫 번째 사례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양심의 자유는 반드시 보장되어야 하는 것이다. 양심의 자유가 헌법적 권리인 이유는 기본적인 민주주의 사회체제의 근간이 바로 양심의 자유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인간이 자신의 양심과 사상의 자유에 근거하여 사고하고 행동할 수 없다면 이는 인간 존엄성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며 민주주의의 발전자체도 보장할 수 없게 된다. 또한 양심의 자유는 결코 다수결로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사안이 아니며, 한 사회의 민주화와 인권의 수준은 다수자의 권리가 아닌 소수자의 권리가 어떻게 보장되는 지로써 판별되기 때문이다.
원래 정치적 신념이나 종교적 신념은 설득에 의한 동의로 바뀔 수 있어도 강제에 의해 달라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만약 강제에 의해 하루아침에 버릴 수 있는 이념이나 신념이었다면, 그것들은 이미 이념도 신념도 아니었고 다만 허위였을 뿐입니다. 그러므로 정치적 이념이나 종교적 신념이 나와 다르다고 강제하여 전향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면 그것은 다만 인간성에 대한 몰이해이며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이념이나 신념에 대한 모독이 될 뿐입니다. 당신이 만약 그런 강제를 인정하고 있다면 당신과 그 대상자의 자리를 뒤바꾸어보십시오. 당신은 바로 당신 자신의 이념과 신념을 스스로 부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홍세화,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창작과비평사, 1995), p. 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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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이지수18페이지
  • 등록일2004.05.30
  • 저작시기2004.05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253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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