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고려 속요 여음의 기능과 종류
Ⅰ 들어가며
여음은 흥과 멋을 돋우고 운율을 통해 음악적 효과를 거두기 위해 사용된 무의미하고 감탄적인 사설을 일컫는다. 이는 원시시가의 생성과 더불어 발생하여 향가 고려가요에 이르기 까지 그 모습을 변모하며 발전해 왔다. 고유 문자가 없었던 시대에 우리의 고시가는 구비문학으로 불려졌고 자연히 음악과의 관련이 깊어지게 되었다. 특히 고려속요는 민요와 유사한 점이 많아 음악과 밀착되어 전해졌는데, 이것은 속요에서 보이는 ‘여음’을 통해 알 수 있으며 여음은 곧 고려 속요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가 되었다.
정경의는 시가에서 대개 일정한 간격을 두고 되풀이되며, 율격을 띠고 나오는 무의미(악기의 의성어 또는 현재로서는 뜻이 불분명한 주술적 성음)한 소리로, 흥을 돋우거나 음악적 효과를 이루며 본사의 내용을 보충, 강조하기 위해 쓰인 무의미한 일련의 소리라 하였고, 노철은 시가요의 내용을 전적으로 좌우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고 어음을 갖추는 감정적 특성을 이용하여 원사의 내용적 의미의 보충을 행하는 것이라 하였다. 황해영은 여음이란 어디까지나 그야말로 자체시가(서정적, 서사적)수사적 표현과는 무관한 기사(記寫)적 의미는 별다른 뜻을 가지고 있지 않는, 여음적 자체의 음률적인 구절형식을 의미하는 것이라 하였고, 최철은 상량문에 조흥을 위하여 제창으로 쓰이는 아랑위(阿郞偉)라 하였다. 조해숙은 흥과 멋을 돋우거나 운율을 고루어 음악적 효과를 거두기 위해 사용된 무의미한 사설 내지 감탄적 사설이라 하였고, 양태순은 여음이라는 명칭 대신 ‘조흥구’라는 용어를 채택하여 특별한 의미는 없고 운율을 맞추거나 흥을 돕는 것이라 설명하였다.
즉 여음은 직접 시가요의 의미를 형성하기 보다는 시적 분위기와 정서적 공명을 환발시키는 데 일익을 담당하여 원사의 내용에 부수적 의미를 보충하는 보조적 수단이라 할 수 있다.
이 장에서는 이러한 고려속요에서 등장하는 여음의 명칭과 그에 관한 여러 가지 기록들을 살펴보고, 위치에 따른 기능과 종류 등을 알아보도록 하겠다.
Ⅱ 본론
1. 여음의 명칭과 그에 관한 여러 가지 기록들
‘여음’이라는 말은 문헌으로는 열자의 탕문편과 소동파의 적벽부 등 중국의 것과 고산 윤선도의 어부사시사 말미에 나오는 ‘어부사여음’이 있는 고산유고 등 여러 가지 문헌에서 등장한다. 열자 탕문편에는,
옛날에 한아라는 사람이 동으로 제나라에 갔다가 양식이 떨어져서 옹문을 지날 때
노래를 팔아서 음식을 얻어먹고 가버렸으나,
여음이 그 집 대들보를 둘러싼 채 사흘이나 사라지지 않았다
는 기록과 함께 여음이 나온다.
소동파의 적벽부 중,
여음이 길고 약하게 울리어 실의 가닥처럼 끊어지지 않았다
는 기록에도 여음이 나온다. 이외에도 후한서의 장형전 등 중국의 여러 기록에 여음이 보인다. 우리나라의 기록으로는 윤선도의 어부사시사 끝에 있는 어부사여음이라는 작품 중에 있는 것이 이것인데, 이 작품은 산중 신곡의 만흥 제 6장과 같으므로 중복 기록한다고 쓰여 있다. 즉, 이로 볼 때 옛 문헌이나 작품 속에 나오는 여음은 시가요의 어떤 특수부분을 지칭하는 것이 아님이 확실하다. 오히려 여음의 사전적 뜻인 “소리가 그친 뒤 여파로 남아있는 음향”과 오히려 유사하다고 하겠다. 그러나 ‘덩더둥셩’과 같은 어구를 지칭하는 지금의 소위 여음은 위와 같은 일차적 사전의미로 사용되고 있지 않다.
이상의 의견을 볼 때 여음이란, 시가요의 내용을 전적으로 좌우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고 어음을 갖추는 감정적 특성을 이용하여 원사의 내용적 의미의 보충을 행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2. 여음의 위치
고려 속요에서 여음은 단순히 조율음, 조흥구의 기능만 하는 것이 아니라 본사 가운데서의 놓인 자리에 따라 그 기능을 달리 한다. 여음의 기능에 대해 노래를 맞춰 호흡을 늦추기도 하고 그 감정을 조화시키기도 하고 혹은 그 창곡상 효과를 주어 특정한 악상을 자아내기도 하며 후렴처럼 전편의 의미를 강조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여음의 위치에 따라 그 기능이 달라지는데 여음이 본사가 시작되기 전에 나타나는 것이 전치여음 또는 전여음, 전렴이라하고 본사의 가운데에 나타나는 여음을 중치여음 혹은 중여음, 중렴이라 하며 본사의 뒤나 장과 장 사이에 나타나는 여음을 후치여음 또는 후여음, 후렴이라 한다.
전치여음, 곧 전렴은 상저가에서만 나타나는데, 방아 찧는 소리를 나타낸 ‘
Ⅰ 들어가며
여음은 흥과 멋을 돋우고 운율을 통해 음악적 효과를 거두기 위해 사용된 무의미하고 감탄적인 사설을 일컫는다. 이는 원시시가의 생성과 더불어 발생하여 향가 고려가요에 이르기 까지 그 모습을 변모하며 발전해 왔다. 고유 문자가 없었던 시대에 우리의 고시가는 구비문학으로 불려졌고 자연히 음악과의 관련이 깊어지게 되었다. 특히 고려속요는 민요와 유사한 점이 많아 음악과 밀착되어 전해졌는데, 이것은 속요에서 보이는 ‘여음’을 통해 알 수 있으며 여음은 곧 고려 속요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가 되었다.
정경의는 시가에서 대개 일정한 간격을 두고 되풀이되며, 율격을 띠고 나오는 무의미(악기의 의성어 또는 현재로서는 뜻이 불분명한 주술적 성음)한 소리로, 흥을 돋우거나 음악적 효과를 이루며 본사의 내용을 보충, 강조하기 위해 쓰인 무의미한 일련의 소리라 하였고, 노철은 시가요의 내용을 전적으로 좌우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고 어음을 갖추는 감정적 특성을 이용하여 원사의 내용적 의미의 보충을 행하는 것이라 하였다. 황해영은 여음이란 어디까지나 그야말로 자체시가(서정적, 서사적)수사적 표현과는 무관한 기사(記寫)적 의미는 별다른 뜻을 가지고 있지 않는, 여음적 자체의 음률적인 구절형식을 의미하는 것이라 하였고, 최철은 상량문에 조흥을 위하여 제창으로 쓰이는 아랑위(阿郞偉)라 하였다. 조해숙은 흥과 멋을 돋우거나 운율을 고루어 음악적 효과를 거두기 위해 사용된 무의미한 사설 내지 감탄적 사설이라 하였고, 양태순은 여음이라는 명칭 대신 ‘조흥구’라는 용어를 채택하여 특별한 의미는 없고 운율을 맞추거나 흥을 돕는 것이라 설명하였다.
즉 여음은 직접 시가요의 의미를 형성하기 보다는 시적 분위기와 정서적 공명을 환발시키는 데 일익을 담당하여 원사의 내용에 부수적 의미를 보충하는 보조적 수단이라 할 수 있다.
이 장에서는 이러한 고려속요에서 등장하는 여음의 명칭과 그에 관한 여러 가지 기록들을 살펴보고, 위치에 따른 기능과 종류 등을 알아보도록 하겠다.
Ⅱ 본론
1. 여음의 명칭과 그에 관한 여러 가지 기록들
‘여음’이라는 말은 문헌으로는 열자의 탕문편과 소동파의 적벽부 등 중국의 것과 고산 윤선도의 어부사시사 말미에 나오는 ‘어부사여음’이 있는 고산유고 등 여러 가지 문헌에서 등장한다. 열자 탕문편에는,
옛날에 한아라는 사람이 동으로 제나라에 갔다가 양식이 떨어져서 옹문을 지날 때
노래를 팔아서 음식을 얻어먹고 가버렸으나,
여음이 그 집 대들보를 둘러싼 채 사흘이나 사라지지 않았다
는 기록과 함께 여음이 나온다.
소동파의 적벽부 중,
여음이 길고 약하게 울리어 실의 가닥처럼 끊어지지 않았다
는 기록에도 여음이 나온다. 이외에도 후한서의 장형전 등 중국의 여러 기록에 여음이 보인다. 우리나라의 기록으로는 윤선도의 어부사시사 끝에 있는 어부사여음이라는 작품 중에 있는 것이 이것인데, 이 작품은 산중 신곡의 만흥 제 6장과 같으므로 중복 기록한다고 쓰여 있다. 즉, 이로 볼 때 옛 문헌이나 작품 속에 나오는 여음은 시가요의 어떤 특수부분을 지칭하는 것이 아님이 확실하다. 오히려 여음의 사전적 뜻인 “소리가 그친 뒤 여파로 남아있는 음향”과 오히려 유사하다고 하겠다. 그러나 ‘덩더둥셩’과 같은 어구를 지칭하는 지금의 소위 여음은 위와 같은 일차적 사전의미로 사용되고 있지 않다.
이상의 의견을 볼 때 여음이란, 시가요의 내용을 전적으로 좌우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고 어음을 갖추는 감정적 특성을 이용하여 원사의 내용적 의미의 보충을 행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2. 여음의 위치
고려 속요에서 여음은 단순히 조율음, 조흥구의 기능만 하는 것이 아니라 본사 가운데서의 놓인 자리에 따라 그 기능을 달리 한다. 여음의 기능에 대해 노래를 맞춰 호흡을 늦추기도 하고 그 감정을 조화시키기도 하고 혹은 그 창곡상 효과를 주어 특정한 악상을 자아내기도 하며 후렴처럼 전편의 의미를 강조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여음의 위치에 따라 그 기능이 달라지는데 여음이 본사가 시작되기 전에 나타나는 것이 전치여음 또는 전여음, 전렴이라하고 본사의 가운데에 나타나는 여음을 중치여음 혹은 중여음, 중렴이라 하며 본사의 뒤나 장과 장 사이에 나타나는 여음을 후치여음 또는 후여음, 후렴이라 한다.
전치여음, 곧 전렴은 상저가에서만 나타나는데, 방아 찧는 소리를 나타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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