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종이 땡땡이
본 자료는 4페이지 의 미리보기를 제공합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여 주세요.
닫기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해당 자료는 4페이지 까지만 미리보기를 제공합니다.
4페이지 이후부터 다운로드 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목차

목차없음..

본문내용

시행하고 있는 수행 평가와 수학 능력시험, 특차 입시 등 다양한 입시제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이러한 제도들에 대해서 학생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요?
-옷을 바꿔 입는다고 사람이 달라지는 건 아니다. 교육에 대한 기본 생각, 인간다움에 대한 생각이 바뀌지 않는 제도의 변화가 무엇을 가져다 줄지에 대해 회의적이다. 학교가 과연 어떠한 곳이 되어야 하는지, 진정 무엇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 없는 개혁이 무엇을 바꿀 수 있겠는가?
교사와 아이들을 혼란스럽고 지치게만 하는, 현장에 대해 아는 바 없고, 아이들에 대한 애정 없는 상명 하달식의 개혁은 어느 교수가 지적했듯이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하다고 생각한다.
9.이 책을 집필하신 저자로서, 선생님께서는 독자 여러분에게 꼭 하고 싶으신 말씀은 어떤 것들이 있으신지요?
-우리 모두가 학교를 다니고, 다녔다는 것에서부터 우리의 공감대는 형성될 것이다. 내 글이 우리가 다닌 학교에 대해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삶에 대해서 이런 질문들을 한 번쯤 해봤으면 한다.
나는 과연 인간답게 살아온 건가? 인간다움에 대한 상상력이 있는가? 나는 나다운가? 나다운게 뭔가? 꿈이 있는가? 자신을 사랑하는가? 누군가를 사랑하는가? 사랑이 뭔가? 지금 행복한가? 더 늦기 전에, 우리들의 잃어버린 꿈과 행복, 상상력의 대가로 아이들의 삶이 더이상 망가지기 전에 우린 우리 자신을 돌아보야 할 시점에 서 있는 게 아닐까.
본문읽기
본문 123-126쪽, 절망을 권하는 학교
절망을 권하는 학교
"여보세요, 거기 은정이네 집이죠? 여기 학굔데요. 네? 은정이가 없다구요? 있는 걸 알고 전화했는데 없다니요? 어머니가 애를 그렇게 감싸시면 학교에서 어떻게 지도가 됩니까?"
7반 담임이 일주일째 나오지 않는 학생 집에 전화를 하는 옆자리에는 5반 소희 어머니가 담임과 상담중이다.
"애가 계속 학교를 안 다니겠다니 어쩌야 하지, 참....." "안 다니나뇨?"
"애가 너무 초조해해요. 1,2학년 때 너무 놀아서 차라리 학원에 다녀서 검정고시를 보는 게 낫다는 거예요."
건너편 창가에선 3반 인주가 담임에게 야단을 맞고 있다.
"뭐, 이모가 결혼을 해? 니 이모가 결혼하는데 친구들은 왜 데리고 간거야? 너 이모가 몇이야? 도대체 니가 정신이 있는 애니 없는 애니? 너 지금이 어느 때야? 고3이야, 고3! 너랑 수업 빠지고 달아난 것들 다 대. 누구누구야?"
이과반이라고 예외는 아닌 모양이다."친구가 아파서 병원에 대려다 주고 왔다구? 말이 되는 얘기를 해라. 친구가 너 아니면 병원에 갈 사람이 없다는 거니? 그래서 지금 몇신데 이제 학교엘 오는 거야? 너 간이 아주 배 밖으로 나왔구나."
고3 담임을 위해 만든 '진학실'은 처음 의도와는 달리 조용히 연구하고 상담하는 분위기와는 아예 거리가 멀어졌다. 가출과 지각, 결석을 밥 먹듯 하는 아이들과 그걸 단속하려는 교사와의 줄다리기가 팽팽히 일어나는 돗대기 시장판이다.
1초도 아껴 쓰며 공부해도 대학을 갈까 말까 한 이 절박한 시기에 웬 결석,웬 지각이냐, 남들 다 초긴장해서 공부하는데 넌 왜 그 모양이냐, 달래기도 하고 윽박지르기도 하지만 아이들은 아예 무표정한 얼굴로 대꾸조차 않는다.
약이 오른 담임이 소리치고 때리면 표정 한 번 일그러뜨리지 않고 그냥 맞는다. 말로 야단을 맞든, 몽둥이로 타작을 당하든 상관없이 여전히 수업 빠지고 가 버린다. 다시 불러 야단치면 묵묵부답...
더러는 나무라면 되받아서 소리 지르고, 벌을 주면 복도에 꿇어앉아 있다 말고 집으로 가 버린다. 반성문을 쓰게 하면 오히려 '선생, 너 나 잘 해라'는 투의 글을 한 장 가득 써서 제출한다. 제멋대로 학교에 나왔다가 아무 때나 간다. 시험치는 날도 하루는 오고 하루는 안 오고, 담임은 발을 동동 구르는데 아이들은 남의 일인 양 아무런 반응이 없다. 말 그대로 '막 가는' 아이들이다.
매 시간마다 대학 운운하는 교실에서 스스로 대학 가기는 글렀다고 자포자기한 아이들, 대학을 '안 가는'게 아니라 '못 가는'거라는 게 분명한 자각으로 떠오른, 공부를 하려고 해도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아이들이 서야 할 자리는 어디에도 없다. 이 아이들에게 교실은 말 그대로 고문실이다.
대학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걸 아는 그 순간부터 학교는 어떤 희망도 내어 주길 거부하는 장소이다. 가고 싶지만 갈 수 없는 곳, '대학'을 부르짖는 절망의 공간일 뿐이다.
고등학교란 문자 그대로 성숙한 시민으로 살아갈 자질을 기르고 개인의 다양한 재능을 개발하는 장소여야 하는 게 아니냐고, 친구들과 관계 맺는 법을 배워야 하는 곳 아니냐고 한다면 무슨 말 같지 않는 소리냐고 할까? 대학에 안 가는 게 당당한 선택일 수 있어야, 대학을 안 가고도 열등감 없이 자신의 삶을 펼쳐 갈 기회나 방법들이 다양하게 존재하는 사회가 되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대학이 사회에 진출하기 위한 또 다른 입시 학원, '사다리 타기'가 되어서는 안 되지 않느냐고 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지만 사회적 조건을 무시한 발상이라고 할까?
인문계 고등학교가 질 낮은 입시 학원 구실을 하고 있는 왜곡된 현실이, 자해하듯 자신을 내동댕이치는 아이들을 통해 처절하게 터져 나오는데도 그건 일부 소수 문제아들의 이야기일 뿐이라고 일축할 수 있을까? 눈에 뵈는 게 없는 무서운 3학년, 막 나가는 아이들의 모습은 최후의 희망조차 잃은 사람들의 모습과 너무 닮아 있지 않는가?
그래도 아이들이 학교를 들락거리며 거짓말과 "배 째!"를 반복하는 건 마지막 보루를 포기할 수 없어서이다. 자퇴하라는 담임에게 밥그릇 빼앗기지 않으려고 으르렁거리는 성난 개처럼 어금니를 물고 희정이가 한 말이다.
"그나마 고등학교는 졸업해야 사람 취급받잖아요!"
그 마지막 보루를 지키기 위해 아이들은 자신들에 대해 아는 거라고는 '졸라 없는'선생들과 실랑이를 하며 악전고투중이다.
"희정아, 대학이 뭐라고 너 지신을 파괴하니? 너 다른 재주 많잖아. 열등감 없이 널 사랑하는 거 잊지마!"
거리낌없이 이렇게 말할 수 있는 날은 영영 오지 않을 건가.
  • 가격2,300
  • 페이지수13페이지
  • 등록일2002.05.23
  • 저작시기2002.05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194973
본 자료는 최근 2주간 다운받은 회원이 없습니다.
청소해
다운로드 장바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