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모더니즘 시의 구체적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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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한국모더니즘 시의 구체적 양상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강조하는 것은 리얼리즘이 강조하던 유물론적 결정주의와 전통적인 윤리에 대한 회의, 그리고 상징주의자들이 강조하던 높은 세계라는 가상적 질서에 대한 회의이다. 모더니스트들은 이런 가상적 질서와 개인적 경험의 결합을 지향하면서 이른바 미적 세계를 구성한다. 그리고 이런 세계는 일상적 세계보다 높은 단계에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그에 의하면 포스트모더니즘의 세계관은 한마디로 세계 모델을 구성하려는 어떤 시도도 무익하다는 명제로 요약된다. 리얼리즘, 상징주의, 모더니즘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한결같이 세계 모델을 구성하려는 노력으로 이해된다. 모든 세계 구성은 인식론적 회의를 동기로 한다. 그러나 이런 구성이 이미 부질없다면 그것은 인식론적 회의가 아니라 존재론적 회의와 관련된다. 모더니즘의 세계관이 인식론적 회의에 토대를 둔다면 포스트모더니즘의 세계관은 존재론적 회의에 토대를 둔다.
세계를 구성하는 일이 덧없다는 자각은 ‘세계의 본질은 무엇인가’라는 인식론적 회의를 말끔히 부정한다. 그것은 현상이 따로 있고 본질이 따로 있으며, 특히 본질이 우선한다는 위계질서 개념을 파괴한다. 남는 것은 자아와 세계의 대립이 해체된다는 점이며, 본질과 현상의 관계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맥할레가 포스트모더니즘의 특성에 대해 말하면서 이른바 ‘문체화 된 세계’라는 용어를 쓰는 것은 이런 사정을 전제로 할 때 한결 흥미롭다. 문체화 된 세계란 낱말들(words)이 바로 세계(worlds)각 되는 그런 세계를 의미한다. 어째서 그럴까.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의 글쓰기에서 우리가 읽게 되는 것은 그에 의하면 인간들의 행동이 아니라 페이지 위의 낱말들이다. 문학작품의 경우 낱말들의 조직은 세계를 미적으로 반영하거나 세계를 새롭게 구성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읽는 것은 낱말이 지워지면서 세계가 전경화 되는 과정이다.
그러나 포스트모더니즘의 경우에는 이런 과정이 역전된다. 전경화 되는 것은 세계가 아니라 낱말들이다. 그런 점에서 이런 텍스트에서 우리가 읽는 것은 세계가 지워지면서 낱말들이 전경화 되는 과정이다. 이런 문체의 전경화는, 맥할레도 말하듯이, 모더니스트 텍스트에도 나타난다. 이런 텍스트에 드러나는 문체의 전경화는, 특히 소설의 경우, 대체로 두 가지 상이한 기능을 보여준다고 맥할레는 주장한다. 하나는 인식론적 기능이며, 다른 하나는 자율적 기능이다.
인식론적 기능이란 문체가 소설의 경우 주인공이 세계와 마주치면서 드러내는 의식을 재현함을 의미한다. 문체가 주인공의 의식을 재현하지 못하는 경우 그것은 조이스나 울프의 경우처럼 의식을 대리하거나 의식의 치환물이 된다. 그러나 자율적 기능이란 이와는 달리 문체가 내용을 털어버리고, 그러니까 어떤 모방적 속성으로부터 자유롭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한마디로 ‘내용이 없는 책’ 혹은 어떤 것에 대해서도 말하지 않는 책을 의미한다.
포스트모더니즘의 텍스트에서 강조되는 것은 인식론적 기능이 아니라 자율적 기능, 혹은 내용이 없는 책이다. 그러나 모더니즘과 다르게 이런 텍스트가 보여주는 것은 모더니스트들이 꿈꾼 완벽한 무 내용이 아니다. 그것은 내용의 그림자를 투사한다. 이런 텍스트는 비록 부분적이고 불완전하기는 하지만, 세계를 투사한다. 이런 텍스트의 목적은 세계의 재구성을 막으려는 것이 아니라 재구성 과정에 방해하는 것들을 보여줌에 있다. 부연하면 이런 텍스트는 세계를 다시 구성하는 일이 더욱 어렵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이런 목적을 전제로 하는 문체론적 책략으로 맥할레는 어휘 배열의 기법, 목록의 기법, 난해한 문장의 기법, 무한한 형태 변화적 구성의 기법, 시니피앙의 기법, 기계적 구성의 기법 등 여섯 가지를 들고 있다. 내가 텍스트 내적 해체라는 항목을 설정하고 맥할레의 기법을 열거하는 것은 이런 기법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결국 통사 해체라는 명제로 요약되기 때문이다. 통사 해체는 그 자체만을 두고 보면 이른바 모더니즘 시학, 그러니까 신비평의 원리가 강조하는 유기적 형식성을 부정하는 일에 지나지 않는다.
첫째로 어휘 배열의 기법이란 고도로 자기 전경화를 지향하는, 따라서 텍스트 속에서 두드러지게 부각되는 낱말들을 소개하는 방법을 일컫는다. 이런 낱말들을 대체로 희귀한 낱말, 현학적인 낱말, 고어, 조어, 기술어, 외래어 등으로 되어 있다. 우리시의 경우 이런 기법은 김춘수의 「처용단장」3부 36에 나오는 시행들이 보여준다. 다른 글에서도 인용한 바 있는 이 시행들은 모더니스트로 출발한 김춘수의 시적 모험이 포스트모더니즘의 세계를 지향한다는 단서가 된다. 어휘의 나열로 이루어진다는 이 시행들이 암시하는 것은 낱말들의 연결을 지배하는, 이른바 통사가 해체된다는 점이다. 위의 낱말들 사이에는 연결고리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둘째로 목록의 기법이란 낱말들의 층위를 세계의 층위로부터 분리시키기 위해 세계의 구성이나 투사를 규제하는 통사로부터 해방시키는 방법을 일컫는다. 목록의 기법이 보여주는 구조적 특성을 포스트모더니즘의 텍스트에 자주 나타나는바, 존재론적 관점에서는 역설적인 특성을 보여준다. 왜냐하면 이런 낱말들의 문맥을 해체함으로써 이와는 대립되는 효과를 야기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목록이란 한 곳에 모인 세계를 보여주지만 그 목록들 사이의 관계를 해체하고 오직 낱말들의 리스트만을 열거함으로써 세계의 현존을 부정한다. 이런 기법은 박순업의 「420」이라는 시에서 보여준다. 여기서 환기되는 세계는 ‘플라타너스’, ‘여자’, ‘별’, ‘뱀’ 등이다. 그러나 이런 세계는 낱말들 사이의 문맥이 해체됨으로써 그런 세계의 현존이 동시에 부정되는 역설적인 공간을 전개한다.
셋째로 난해한 문장들의 기법이란 도날드 바셀렘의 용어로 낱말들의 연결이 유연하기보다는 서투른 양상을 보여주며, 이런 문장들을 또한 서툴게, 그러니까 문법에서 벗어나는 방식으로 구성함으로써 내용이나 구조가 산출하는 의미가 아니라 문장-구조에 우리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방법을 일컫는다. 이런 기법은 박남철의 「금도끼3」에서 보여준다. 이런 기법이 강조하는 것은 시 속에 나오는 이야기나 세계가 아니라 문장-구조에 대한 관심이다. 그것은 세계를 다시 구성한다는 일이 이미 부질없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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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이지수10페이지
  • 등록일2011.12.15
  • 저작시기2011.11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72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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